학회장 인사말

일반사단법인 일본사회복지학회
제7기 회장 기하라 카츠노브
(Katsunobu Kihara)

  「우리들은 최후의 한 명까지 싸우자는 것을 국민적 이상으로 여겼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국민적 대전쟁은 과거의 것이 되었고 우리는 지금 무엇을 이상으로 하여 살아가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 최후의 한 명의 생존권을 보장하자! 이것을 우리들의 국민적 이상으로 삼고 새롭게 밀고 나갈 수는 없는 것인가.」

(마키노 에이치『최후의 한 명의 생존권』人道社 1924, p.90.)

  이것은 지금부터 1세기 전 도쿄제국대학교(현 도쿄대학교) 교수였던 마키노 에이치(牧野英一)가 한 말입니다. 그는 사회사업가가 아닌 일본을 대표하는 법학자였습니다. ‘최후의 한 명의 생존권’이라는 단어는 도메오카 코스케(留岡幸助)의 초대로 일양사(一羊社)에서 주최한 집회에서 마키노가 했던 말입니다. ‘최후의 한 명의 생존권’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단어에는 다양한 뜻이 포함되어 있으며 1세기가 지난 현대에서도 통하는 중요한 이상이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당초 ‘최후의 한 명의 생존권’이란 어떤 배경에서 나온 말일까요. 이 발언은 1924년의 것이지만 당시에는 아직 일본국 헌법 25조의 생존권에 관련된 조문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고 그 개념도 오늘날처럼 일반화되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전문가로서 서구의 헌법과 인권을 공부하고 있던 마키노는 물론 바이마르헌법의 생존권에 대해 의식하고 있었겠지만 강연 전문을 읽어보면 예수의 일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태복음서 20장 포도원의 주인과 품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포도원에서 이른 아침부터 땀 흘리며 일하던 ‘최초의 사람’뿐만 아니라 아무도 고용해 주지 않아 오후 5시에 찾아와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최후의 사람’에게도 동등하게 품삯을 나누어주었다는 불가사의한 이야기입니다.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니라(마태복음 20장 14절)’라고 주장하는 포도원의 주인으로부터 마키노는 힌트를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티브와 함께 구체적으로는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찾아 나서는 도메오카 코스케의 복지실천 내용과 섞어서 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죄를 짓고 사회로부터 백안시당하고 갈 길을 잃어버린 소년의 ‘최후의 한 명의 생존권’을 혼신의 힘을 다해 지켜주려고자 하는 도메오카의 복지실천에 감명을 받은 것입니다.
 오늘날 격차사회가 만연하고, 인권유린이나 차별이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이루어지고, 빈곤문제의 심각함은 악화되고, 실업문제, 장애인의 부당한 대우, 가정 내의 아동학대, DV 문제, 히키코모리(방구석 외톨이) 문제, 마이너리티에 대한 차별 등 하나하나 언급하자면 끝이 없을 지경입니다. 최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는 포스트 코로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 전체의 과제입니다만 따지고 보면 그것은 마키노가 말한 ‘최후의 한 명의 생존권’을 사회가 어떻게 보장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사회복지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 사회복지학회는 1954년에 창설되어 현재 4,427명(2020년 7월 1일 기준)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큰 조직입니다. 본 학회에서는 모든 시민이 다양한 가치를 서로 인정하고 한 명 한 명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점으로부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술 집회(연 2회의 전국 대회, 지역 단위로 개최되는 일본 사회복지학회 포럼)의 개최, 기관지 『사회복지학』(연 4회 발행), 영문 전자 저널 Japanese Journal of Social Welfare (연 1회 발행), 일본 사회복지학회 학회상(학술상 및 장려상)의 표창, 국내 관련 학회와의 교류, 국외 관련 학회와의 교류 등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 학술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한국 사회복지학회와의 학술교류를 포함하여 중국 사회학회 사회복지연구 전문위원회를 포함한 3개 국간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부디 많은 분들에게 사회복지 연구의 참된 묘미와 그 학문의 깊이를 전파하여 함께 ‘학(学)으로서의 사회복지’를 탐구해 나가기를 소망합니다.